관심사

언젠가 유시민이

'직업'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한 바가 있습니다.




사회에 필요하다는 점에서

모든 직업은 저마다 가치가 있다.



그래서 직업은 귀천이 없다고 합니다.



정말 그럴까요?



그래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이 말은 규범적 역설일 뿐입니다.



사람들은 사실 직업에 귀천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런 생각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우선 귀천을 구분하는 기준은 분명하지 않은데요.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돈을 많이 버는

직업을 높이 평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절대 돈을

많이 번다고 고귀한 것은 아닙니다.



손님이 흥청대는 술집 사장이

박봉을 받는 어린이집 보육 교사보다

더 귀한 직업이라고 한다면

고개를 끄덕일 사람은 별로 없을 것입니다.



직업의 사전적 정의는

"생계를 유지하기 위하여

자신의 적성과 능력에 따라 일정한 기간 동안

계속하여 종사하는 일" 입니다.




그렇다면 사기꾼도 직업이 될 수 있을까요?



친구 남편의 직업이

'은행원'인 것을 보면 그럴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금융사, 예컨대 은행은

기본적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해내지 않습니다.



다만 저와 여러분에게서

돈을 받아다가 그것을 융통할 따름입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돈을 벌고 있습니다.



CEO는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 은행원들의 연봉 또한 높습니다.



대체 그 많은 돈이 다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요?



답은 저와 여러분의

호주머니에서 나오는 돈 입니다.



금융사가 이렇게까지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우리의 금융거래 총합의 수지가

항상 마이너스를 기록했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서 금융사는 우리에게

주는 돈보다 더 많은 돈을 빼앗아갑니다.




이 사실은 언제나 그렇습니다.



이렇게 조금만 따져보면 금융사의 수익원은

대출이자나 연회비 등 고객들에게서

거두는 각종 수수료임을 쉽게 간파할 수 있습니다.





보통 이런 식으로 돈을 벌어들이는 행위를

일컬어 '지대추구행위(rent seeking behavior)'

라고 합니다.





미국의 경제학자

'조지프 스티글리츠'는 《불평등의 대가》에서

금융사가 어떠한 방법으로

돈을 벌어들이는지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지대추구행위 가운데

가장 용납하기 힘든 것은

금융업자들이

가난하고 정보가 부족한 사람들을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하는 행위다.


그들은 이들 집단을

겨냥한 약탈적 대출과 신용카드 관행 등을

통해 엄청난 돈을 벌어들였다.


가난한 사람 한 사람이

가진 돈은 소액이지만, 가난한 사람들의 수는

매우 많고 소액이 쌓이고 쌓이면

대단히 큰 돈이 된다.



결국 금융사가 지상 최대의 화두로 삼은 것은

'고객들에게 어떻게

더 많은 수수료를 받아낼까?'입니다.



이런 고민의 결과로 탄생하게 된

것이 바로 각종 '파생금융상품'들입니다.






재테크 전문가들은

파생금융상품을 다음 말로 정의를 내립니다.



"외환ㆍ예금ㆍ채권ㆍ주식 등과 같은 기초자산의

가치 변동에 따라서 가격이 결정되는 금융상품"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설명을 듣긴 했지만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 금융상품입니다.



보통 대부분의 사람들은

'ELS'가 어떻게 운용되는지 전혀 모릅니다.



'변액유니버셜보험'의 상품구조에

대해서도 모르는 사람들이 대부분인데요.



하지만 사람들은 예금이자가

어떻게 쌓이는지는 잘 알고 있습니다.



적금이자가 어떻게 붙는지도 잘 알고 있습니다.



ELS와 변액유니버셜보험이

바로 파생금융상품입니다.



이것들은 '오직 고객으로부터 수수료를 받아낼

목적으로 만들어진 엉터리 금융상품'입니다.



이름도 멋지고 내용도 그럴 듯하지만

가입하고 보면 실속은 하나도 없습니다.





증권사 '펀드'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고객은 펀드의 투자금을 100% 부담합니다.



그리고 위험도 100% 떠안게됩니다.



반면 증권사는

단 한 푼의 투자금도 부담하지 않는데요.



이 말은 즉슨

일말의 위험도 떠안지 않는 것입니다.




그런데 증권사는

펀드 가입 고객들이 돈을 잃든 얻는 간에,

계속해서 수수료로 돈을 거두어갑니다.



즉 증권사는 어떻게든

돈을 벌어들인다는 뜻입니다.



파생금융상품의 수익구조는

대부분이 이렇게 짜여져 있습니다.



사람들은 대개 금융에 대한

이해가 많이 부족합니다.



금융 거래, 예컨대 상품 가입을

일상으로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부동산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이유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반면 금융사는 금융에 대한

이런 '정보(지식)의 비대칭'에

기대어서 고객들의 돈을 갈퀴로 긇어갑니다.



따라서,

각종 어려운 전문 용어들을 동원해서

사람들의 정신줄을 쏙 빼놓고는

얼렁뚱땅 동의를 얻어내어

기어코 파생금융상품에 가입시키는

금융사의 설득에 넘어가면

그들에게 돈을 벌어주는 것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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